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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아라비카 커피
달러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상품이 뭘까요?
1위는 석유입니다. 그다음이 다름 아닌 비공식적이지만 마약이라고 하네요. 상품 거래량으로 보면 커피도 5위안에 든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팔 수 있는 나라는 흔하지 않죠. 바로 콜롬비아입니다.
커피, 마약, 축구, 안데스산맥, 카리브해, 그리고 가르시아 마르케스... 정도가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이미지겠네요. 풍선처럼 부푼 캐릭터로 유명한 화가 보테로(Fernando Botero)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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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보테로 / 모나리자
□ 남미 유일의 한국전 참전 국가
콜롬비아는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전쟁 참전하여 보병과 프리깃함 1척을 파견하였고 700명 가까이 사상자가 발생된, 우리로서는 잊어서는 안되는 국가죠. 그래서 코로나 발생 초기에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제공했는데, 가장 우선 대상국이 625 참전국이었습니다.
또한 퇴역한 포항급 초계함 2척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우리 함대함 미사일 "해성" 등과 같은 항전장비는 판매했지만요.
반군 테러와 마약 카르텔의 소탕을 위한 공중 지원체계가 필요한데, 미국이 중고 F-16을 수리, 수명연장까지 해서 싸게 준다고 오퍼했는데 단칼에 거절하고 우리 FA-50경공격기를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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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mbian Navy new Pohang-class missile corvette Almirante Tono arrived in Cartagena
콜롬비아는 이런 군함이 필요함. 어족자원+해상 석유 등이 풍부해서 니카라과 등과 바다에서 다툼도 생기고, 마약 카르텔들이 군함과 심지어 잠수함도 가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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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 프리마다 대성당(Catedral Primada)
□ 해발 2600미터 고지의 수도, 보고타
수도 보고타는 2600미터 고지에 있는데, 처음 가서 멋도 모르고 샤워하며 머리 감다가 헉헉대며 쓰러질 뻔... 고산병이죠. 적응하는 데 2~3일 걸려요. 멕시코시티도 약 2100미터 (한라산이 2천미터가 조금 안됨)
정말 좋았던 것은 낮의 하늘도 막 손이 닿을 듯한데, 밤의 별이 그냥 머리 위에 있는 기분, 웃긴 게... 그런 장면을 호텔 베란다에서 한참을 보는데 눈물이 나오는.. 좀 이상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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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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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커피 농장
□ 커피의 나라ㅡ 콜롬비아 수프리모
콜롬비아 수프리모 커피는 세계 제1의 품질로 알아주죠. 원두가 약간 큰데 독특한 신맛, 과일 향과 초콜릿 향이 특징인 고품질의 부드럽고 균형 잡힌 맛이 다릅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아라비카 단일 품좀만 재배하는데 커피 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하는 편입니다. 수프리모가 최상의 등급이고(전체 12%), 엑셀소(Excelso, 수출용 표준 등급)가 그 아래 등급인데, 양질의 토양, 적당한 강수량, 약간 고지대에서 자라 일 년에 2번 수확합니다. 로부스타 품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충해에 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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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엑셀소 브랜드의 커피숍과 커피가 있어 제휴인가 했는데, 이름이 같은 다른 브랜드군요.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로부스타를 주로 재배). 가장 맛있는 커피는 뭐니 뭐니 해도 산지에서 마시는 신선한 것이죠. 사탕수수 섞은 물로 핸드드립 해주는데 미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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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엑셀소 커피
□ 콜롬비아의 국토 면적은 115만㎢로 남한의 11배가 넘고 인구는 5천만이 조금 안되는 걸로. 날씨 좋죠. 20도 정도라 편한 옷 입고 다니기 좋은 곳. 몇 번 갔지만, 12~2월 사이는 안 가봐서 비 오는 날은 한 번도 없었는데, 적도 근처라 우기(rainy season)가 우리와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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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환경적 특성
콜롬비아는 미국처럼 카리브해(인도양)과 태평양을 동시에 접하고, 베네수엘라는 동쪽, 브라질은 남동쪽, 에콰도르와 페루는 남쪽, 태평양은 서쪽, 파나마는 북서쪽에 접해 있는 브라어티한 나라입니다. 스페인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며 메스티소(백인과 원주민의 혼혈)이 많은데 콜롬비아 (Colombia)라는 이름은 콜럼버스(아메리카 대륙 발견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서 유래.
5천 미터 넘는 산도 있고 고지대도 있고, 정글도 있는, 금과 은, 에메랄드, 석유 (유전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 중), 그리고 풍부한 해산물 등 천혜의 복받은 나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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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색이 강함
안데스산맥이 콜롬비아의 북부에서 서남부로 달리며 국토는 안데스 고지· 서북부의 평야· 동부 저지대로 3분 하는데, 사는 모습도 많이 달라요. 이런 자연환경에 의해 지역들이 서로 고립되어, 대도시를 제외하곤 국가 정체성보다도 지역 의식이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마약 카르텔과 반군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생존하는 이유기도 하죠.
그나마 같은 언어와 카톨릭이 지배적 가치로 형성되어 있어 이런 걸 많이 무너뜨리는데 일조를 했고, 현대의 교통 및 통신 수단이 이런 지역적 정서를 누그러뜨렸고, 국가 연대 의식을 촉진하였지만, 정부에 대한 지지는 낮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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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라도의 전설, 보고타 황금박물관(Museo del Oro)
□ 경제적 딜레마 - 빈부극차
수도 보고타에 약 1천만 정도가 살고 있는데 20대 이전에 아이를 가진 여자들이 많습니다. 피임 지식도 없고, 카톨릭 신자들이라 낙태도 못하고... 그러다 보니 사회적 진출이 힘들어지고 호텔 청소나 잡부 노릇. 임금도 매우 열악한 편임. 20대 중반이 되기도 전에 이혼하고 재혼하는 빈민층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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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티소(백인과 원주민의 혼혈)
다른 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의 지니 계수는 안좋은 편이고, 따라서 소득격차가 심한 편입니다. 농업이 주력인데 커피 농장도 그렇고 대토지주들이 독점하여 봉건제도의 농노처럼 전근대적인 방식입니다.
10년 전부터 중국 자본의 인프라 투자로 카르타헤나 등 카리브해 지역이 개발되면서 농민과 도시 빈민층들이 이쪽으로 많이 이주하여 경공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함으로써 상대적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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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사회
반군의 빈번한 공격, 마약 카르텔의 유혹 등으로 인해 하층민들의 범죄가 좀 많은 편, 그래서 우리와 달리 경찰이 살벌함. 도시 내 반군 소탕 때문에 M16을 들고 다닐 정도로 거리 곳곳에 장갑차 동원한 군 병력과 무장한 경찰을 볼 수 있습니다. 일상화되어서 사는 사람들은 무신경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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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계속 친미 정부를 세우지만 정치적으로는 친미도 아니고 반미도 아니지만, 국민들 정서는 반미가 더 많은 듯하고 미국도 골치죠. 이런 곳에 중국이 들어와서 옷과 같은 경공업뿐만 아니라 항만, 철도, 자동차, 석유, 에너지 분야, 화웨이 등 엄청 공을 들이고 교역량도 무지 커지고 있는데도 미국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인프라 사업과 일자릴 준다"가 대부분의 인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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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밋어요
□ 마약왕 - 파블로 에스코바르
전 세계에 유통되는 코카인의 80%, 미국인이 소비(?) 하는 마약의 90%가 콜롬비아 산 코카인입니다. 코카나무는 콜롬비아 원주민들이 오래전부터 고된 노동을 할 때 씹으면서 일하면 활력도 생기고, 밤새 일할 때 잠도 쫓아주고 해서 우리 비타500이나 박카스 같은 존재인데^^, "왜 저걸 먹고 은행 털고 총질하고 사람 죽이고 사고 치냐..?"면서 미국인들의 자기 농산물(?)에 대한 탄압과 죄악시하는 것을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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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 동북쪽에 있는 도시가 메데인
전설적인 마약왕 에스코바르는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죠. 메데인 출신으로 20살 때 이미 지역 마약왕이 되어 가격 조정, 물량 조정하면서 어지간한 나라의 수출금액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창고에 쌓아 놓은 달러가 너무 많아 쥐가 갉아 먹는 양이 10% 정도였다고 하니 ㅎㅎ.
반대하는 정치인들 제거, 돈으로 매수하며 권력의 정점에서 재벌로 변신합니다. 건설업, 목축업, 자동차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단순 카르텔을 넘어선 메데인 그룹이 되어 병원, 학교, 프로 축구팀, 무료급식소를 세우고, 현금살포도 시원하게 하니 당연히 압도적 지지로 국회의원까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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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콜롬비아가 생각나서 방산과 커피 이야기한다고 시작했는데, 옆길로 무지 샜네요. 콜롬비아는 5~6회 정도 갔었지만 일정이 빠듯해서 관광은 별로 못해 봤어요. 에이전트 회사의 기사 월급을 물어보니 350달러가 안된다고 하더군요.
한국인 기사하면 저녁에 술을 자주 마시고(쩝) 주말에 골프 치러 다니기 때문에 초과수당이 많이 생겨 좋다고..^^; 하는 웃픈 이야기.. 결론적으로 콜롬비아, 멋진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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