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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리네요. 이런 날은 각잡고 좀 우울모드 또는 고독모드로 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슬픔이나 우울이 차 오를때는 밝은 책과 음악보다는 더 깊은 우울과 슬픔이 있는 영화, 책, 음악을 함께하면 오히려 위로가 된다고..

이반 파브르 Yvan Favre (1970~ 프랑스)

'릴케의 언어'로 조용히 숨돌리는 그림

 

혼자라고 해서 꼭 외로운 건 아니더라.

외로움은 '나'를 잃을 때,

자신과도 함께하지 못할 때 밀려든다.

- 좋은 글 -

생활속에 발견하는 무지 익숙한 그림

릴케는 '내 얼굴 속에 세상의 모습이 스며든다'며 노래합니다.

어릴적 릴케의 이 말은 다가오기 힘든 언어였지만,

지금 되새김 해보니 가만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내게는 아득한 곳의 모습만 있습니다.

내 얼굴 속에 세상이 스며듭니다.

달처럼 어쩌면 사람이 살지 않는 세상,

그러나 세상은 어떤 감정도 남겨두지 않습니다.

세상의 온갖 언어에는 삶이 끼어 있습니다.

- 릴케 / 고독한 사람 -

 

 

 

릴케는 고독의 순간도 이렇게 말합니다

"고독한 순간은 매일 있어.

내가 나를 모를 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면 둘이 있어도 외롭다.

고독하다는 말에는 살고 싶다는 희망이 있고,

충분히 고독했다는 말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충분히 고민했다는 말이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리 삶의 매매일이 고독의 연속이 아닐까요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들어 있다가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혼자인 나를 발견하기도 하니까요.

고독은 당당해야 아름답다.

고독에는 크기가 없습니다, 부피도 없구요. 어떤 상태에서 밀려오든 고독은 하나입니다. 그 고독은 쉽게 극복하거나 견뎌낼 수 없는 중압감이 있습니다. 이런 인생의 무게를 들고 오는 고독을 버거워하며 우리는 너무 쉽게, 작고 보잘것없는 쾌락과 기꺼이 바꾸기를 원합니다. 그러면서 고독에 벗어난 줄 알죠. 그러나 잠시뿐입니다. 고독의 성장은 성년의 통과의례와도 같은 것입니다.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라는 참 매력적으로 공감되는 말이 있습니다. 고독을 씹어 볼 그럴 시간도, 여건도, 환경도 스스로의 의지로 못 가져봤으니 자신이 외로운건지 고독한 건지도 구별 못하고 살아가는 겁니다.

"외로움은 찾아오는 이가 없는데도 오는 것이고,

고독은 찾아오는 이를 거부하는 데서 오는 것"

 

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외로운 건가요... 고독한 건가요.. ?

그저 나를 위한 작은 공간, 그리고 약간의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뿐인데 말이죠...

 

 

 

 

 

 

 

 

 

 

 

 

 

 

 

 

 

 

 

 

 

 

 

 

 

내게는 한 사람도 너무 많다

- 니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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