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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에서 의외로 자주 다루는 주제가 사랑입니다. 사랑없는 인간생활은 상상할 수가 없죠. 근데, 그 사랑 속에는 연인을 아무런 거림낌 없이 악마와 손을 잡게 만드는 감정, 바로 질투가 있습니다. 그 질투가 극단적일 때에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를 해치고 종내는 사랑까지 파괴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메데이아의 경우에서 보듯 "배신당한 연인보다 더 분노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콩그리브는 말했죠.
Clarence Frederick Underwood (미국 1871-1929)
Love is reinforced by jealousy
질투란 사랑에 있어서의 불행한 결과 중의 하나여야 하겠지만, '마르셀 프루스트'에게는 질투가 곧 사랑의 궁극점이요 지향점인 까닭에 만일 사랑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질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난후 '들뢰즈'는 분석합니다.
“프루스트적인 연애의 원동력은 상대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에서 상대가 쾌락을 즐길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곧 상대가 존재하고 있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깊은 두려움과 관심이었다.” 막 헤어져 집에 가서도 확인 전화하고 전화 안 받으면 혹시 나이트에? 하는 의심에 밤새 이불 붙들고 잠 못 들고.. 뭐 그런 심리 아니겠어요.
질투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남녀 간의 질투는 의심할 바 없이 ‘의심’이 문제가 되죠. 근데 신기한 건, 질투를 한다는 것은 상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 오히려 증폭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죠. 사랑에 의해 완전히 정복된 질투는 질투가 없던 사랑보다 더 크게 변한다는 거죠.
Anthony Frederick Sandys(1829~1904)
질투 - 사랑의 어두운 측면, 1867
공기처럼 가볍고 사소한 증거라도
질투에 사로잡힌 사람에겐
성서의 증거처럼 강력한 확증이다
무셔..
에드바르 뭉크
1) Jealousy. 1895. Oil on canvas. 67 x 100 cm. Rasmus Meyer Collection, Bergen, Norway.
2) Jealousy II. 1907. Oil on canvas. 57.5 x 84.6 cm. Munch Museum, Oslo, Norway.
질투라는 감정을 다 느껴보았을 겁니다. 온 맘은 헝클어지고, 생각만 해도 분노가 치쏟아 일도 안되고, 세상이 온통 원망스럽죠. 자신의 이런 절박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떻게 얌전하고 고요하고 부드러운 붓질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뭉크는 <질투>에서 사랑했던 '다그니 유을'이 친구와 다정하게 있는 모습 보며 황망해하는 자신의 얼굴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사랑과 질투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짝사랑은 정말이지 괴로운 일입니다.
Jealousy Painting by Tom Roberts 1889
Haynes King : Jealousy_and_Flirtation
Manuel-Cusi-y-Ferret : A-pang-of-jealousy-
셰익스피어는 오셀로에서 질투를 이렇게 표현한다.
O, beware, my lord, of jealousy; It is the green-ey'd monster, which doth mock.
The meat it feeds on.” Jealousy carried to extreme is pathological and ...
"질투는 파리한 눈빛을 한 괴물로
사람의 마음을 먹이로 할 뿐만 아니라
먹기 전에 마냥 조롱하는 그런 놈이다.
깊이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의심을 하고,
의심을 품고 있으면서도 더욱 열렬히 사랑하는
남자는 정말 하루하루가 얼마나 저주스럽겠는가?"
Love, jealousy, deceit: exploring Shakespeare's Othello
현대 화가들 중에 셰익스피어의 표현을 충실히 따라 녹색 눈과 얼굴을 그린 화가들이 제법 있는데,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라 그림을 올리기가 거시기하네요.
J._W._Waterhouse. Circe. 1892
빅토리아 시대의 '워터하우스'가 키르케의 질투의 녹색을 그나마 은유적으로 잘 표현한 듯합니다.
"질투를 느끼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 것"
이 말은 질투는 사랑의 또 다른 잣대라는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소유욕은 집착을 낳고,
그 집착은 곧 상대에 대한 질투로 이어진다.
Winslow Homer : On-the-Beach, Two-Are-Company, Three-Are-None
서정적 수채풍경화를 많이 그린 호머도 질투에는 한 붓 거드네요. 제목 좀 보소. 없는 사람 취급 ㅋ
아주 좋아 죽네 죽어
** 그리스 신화에 에리니에스(Erinyes)라는 좀 무시무시한 여신 셋이 있는데 티시포네(Tisiphone 살인을 복수하는 여신), 알렉토(Alecto 멈출수없는 분노의 여신), 그리고 막내인 메가이라(Megaera 질투를 응징하는 여신) 등이다. 이 중 메가이라는 질투의 화신으로, 배우자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한 여신이 있었으니 바로 헤라다. 헤라 질투를 베이스로 한 복수극은 담 편에 제우스와 묶어서 ~
윌리엄 부게로 :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 186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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